성격심리학이 말하는 성격에 대해

사람에 대한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바로 그리스 시대부터였다. 사람의 성격, 인격, 인품, 인성 등을 일컫는 용어로 personality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의 어원인 persona는 그리스어인데, 배우가 무대에서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다. 가면 뒤에 숨겨진 실질적인 부분 보다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이 단어의 의미는 외적인 의미에서 점차 내적인 의미, 혹은 내면의 특질(characteristic)로 진화해왔다. 이 character라는 단어 역시 성격(personality), 인격(character), 인품(personal dignity), 인성(human nature)의 뜻으로 사용되어왔다. 이 표현의 그리스 어원은 ‘판에 박다’, 혹은 ‘판에 새기다’라는 뜻으로 한 사람의 마크나 표시로 그 사람을 구분하는 특징 같은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정신의학회에서는 객관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운 정신분석적 개념을 뒤로하고 Kraepelin의 분류 접근 방식으로 알려진 개념을 DSM에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두 용어의 통합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때문에 현재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character disorder라는 명칭을 대신해서 personality disorder라는 명칭을 성격장애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성격이란 깊은 뿌리를 내린 복잡한 패턴의 심리적 인격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 이 인격의 패턴은 한 사람의 전체적인 핵심 모체(matrix)로 해석한다. 한편 DSM-5에서는 성격을 ‘내면의 경험과 행동의 지속적인 패턴’ 쯤으로 정의하고 있다. 니는 쉬운 말로 ‘언제나 변함없는 한 인간의 됨됨이’ 정도로 표현해볼 수 있다.

Allport는 성격이 ‘what a man really is’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성격에 대한 많은 정의를 총괄적인 것(omnibus), 통합적인 것(integrative), 위계적인 것(hierarchical), 적응적인 것(adjustmental), 독특한 것(uniqueness) 까지 총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

Sanford는 성격을 ‘항상 체계화되고 영속적이며 특정적인 것’이라고 얘기하였다. 이러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성격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면 성격이란 ‘개인이 환경에 적응해가는 방법을 결정해 주는 특유의 사고방식이나 이에 따른 일관된 행동약식’ 쯤으로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Character라는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engraving, 즉 ‘새기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써 그 사람의 마크, 특징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되어왔다. 정신분석학자들은 oral stage(구강기) 성격으로 oral character, anal stage(항문기) 성격으로 anal character 등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확장되어 neurotic character(신경증적 성격), 그리고 더 나아가 character disorder 즉, 성격장애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다.

정신분석자 컨버그는 neurotic personality organization(신경증 성격장애 조직), borderline personality organization(경계선 성격장애 조직), psychotic personality organization(정신증 성격장애 조직)으로 사용하면서 character라는 용어와 personality라는 용어 사이의 혼선을 일으켰다. 이에 미국 정신의학회는 1980년 DSM-3에서 성격장애를 personality disorder로 통일시켰다. 이는 이후 일부 수정되어 1987년 DSM-3-R로 출판되게 되는데, 여기서 11개의 성격장애에 대한 내용이 실리게 된다.

여기서 성격장애는 크게 A그룹, B그룹, C그룹으로 불리는 3개의 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A그룹에는 이상하거나 비정상으로 보이는 특이한 성격장애들이다. 정신분열증에 가까운 성격장애들(편집증성격장애, 자아분열성격장애, 자아분열 타입 성격장애)이 A그룹에 속한다. 다소 극적인 감정이 중심이 되는 성격장애들(반사회적 성격장애, 경계선 성격장애, 나르시시즘 성격장애, 히스패닉 성격장애)이 B그룹에 속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특징을 가진 성격장애들(회피적 성격장애, 강박적 성격장애, 의존적 성격장애, 수동적 공격적 성격장애)이 C그룹에 속한다. 새디즘과 마조히즘적 성격장애는 자기 패배적 성격장애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성격장애가 별도로 연구대상으로 포함되었다.

  • DSM-3-R
    • A그룹: 정신분열증에 가까운 성격장애들
      • 편집증 성격장애
      • 자아분열 성격장애
      • 자아분열 타입 성격장애
    • B그룹: 극적인 감정이 주가 되는 성격장애들
      • 반사회적 성격장애
      • 경계선 성격장애
      • 나르시시즘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 히스패닉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 C그룹: 불안과 우울을 가진 성격장애들
      • 회피적 성격장애
      • 강박적 성격장애
      • 의존적 성격장애
      • 수동적 공격적 성격장애
    • 임시 연구대상
      • 자기 패배적 성격장애
        • 새디즘적 성격장애
        • 마조히즘적 성격장애

네 번째 개정판 DSM-4에서는 C그룹에서 수동적 공격적 성격장애가 빠지고 의존적 성격장애, 강박적 성격장애, 그리고 회피적 성격장애 만이 남게된다. 수동적 공격적 성격장애는 부정적 성격장애로 이름을 바꾸어 임시 연구대상으로 남겨두게 되고, 또한 우울 성격장애도 임시 연구대상이 되었다. DSM-3-R에서 임시 연구대상이었던 자기 패배적 성격장애는 DSM-4에와서 삭제되었다.

  • DSM-4
    • A그룹
      • 편집증 성격장애
      • 자아분열 성격장애
      • 자아분열 타입 성격장애
    • B그룹
      • 반사회적 성격장애
      • 경계선 성격장애
      • 나르시시즘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 히스패닉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 C그룹
      • 회피적 성격장애
      • 강박적 성격장애
      • 의존적 성격장애
    • 임시 연구대상
      • 수동적 공격적 성격장애
      • 우울 성격장애

A그룹에 있는 성격장애들은 정신분열증의 증세와 경계선 성격장애가 혼합되어 있는 것들을 따로 분리시켜 분류하게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편집증 성격장애에서 편집증이란 체계적인 이유를 가진 망상을 계속 고집하게되는 정신병이며 성격장애란 사회적 기능이나 행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정신장애이다. 편집증 성격장애는 정신분열증과 편집증에 혼합되어 있던 것을 가벼운 편집증 부분을 떼어내서 편집증 성격장애로 분류한 것이다. 이에는 주로 의처증, 의부증, 스토커 등이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편집증 성격장애
    • 의처증
    • 의부증
    • 스토커

정신분열증에 혼합되어 있으면서 걸어다니는 정신분열증 혹은 경계선 정신분열증 등으로 부르던 것을 자아분열 타입 성격장애로 분리시켰다.

1980년 하버드 의과대 정신과 교수 시어도어 밀론의 성격장애 분류가 일부 수정을 거쳐서 DSM-3에 그대로 실렸는데 이후 일부가 수정되었다.

성격은 personality, 인격은 character라는 표현을 쓴다. Personality와 character는 둘 다 성격이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 두 용어의 사용은 계통을 달리해서 등장하였다. Personality는 persona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외적인 모습 혹은 ‘공적인 나’를 의미하기 위해 사용된다. ‘공적인 나’는 ‘사적인 나’와는 구별된다. 이는 주로 심리학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Character라는 말은 인격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곤 하는데, 주로 정신분석학자들이 신경증 치료를 하면서 많이 사용해왔다. 신경증 치료가 거듭될 수록 점점 신경증이 성격 문제를 깔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 용어의 사용이 더 빈번해지게 되었다. 신경증 환자들 중에서도 치료가 특히나 힘든 신경증적 성격을 지칭하기 위해 neurotic character라는 표현이 쓰였고 이것이 성격장애치료로 발전하게 되면서 신경증적 성격의 치료가 성격장애 치료로 발전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성격과 인격을 미국과 정반대의 의미로 정의하기도 한다. 성격은 부모의 양육과정에서 저절로 형성되는 것으로 선천적인 요소가 많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인격은 환경의 영향과 배움의 후천적인 요소가 많은, 보다 넓은 의미의 인간 됨됨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1970년대 부터는 각 학파나 학자들마다 다르게 사용되는 용어적인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성격장애를 personality disorder로 통일하게 된다. 1980년에는 미국 정신의학협회에서 10년마다 개정하는 정신장애의 통계 및 집단 분류집 DSM-3에서 성격장애라는 용어가 정립되었다.

성격장애치료는 정신분석학자들이 신경증 치료를 하면서 신경증도 정신증도 아닌 그 중간의 어딘가에 해당하는 사람들로서 주로 뚜렷한 증세나 증후군이 없는데도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하는 연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용어이다.

프로이트가 고안한 정신분석치료는 신경증 치료에 주로 사용해 온 치료로 프로이트는 전이가 형성되기 어려운 나르시시즘 환자나 정신증 환자는 치료에서 제외해왔다. 이후 정신분석학자들이 정신분석 치료기법을 일부분 개선해서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증의 치료와 성격장애의 치료에 사용하게 됨으로써 성격장애의 치료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성격장애에 대한 연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 Adolph Stern이 신경증도 아니고 정신증도 아니고 중간에 해당한다고 해서 신경증과 정신증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해서 경계선 성격 환자 라는 말을 사용한데서 유래되었다.

이후에 경계선 환자에 대한 정신분석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3년 정신분석학자인 Knight에 의해서 논문이 발표되었고, 이후에 1967년에 정신분석학자인 Kernberg가 신경증 성격조직과 정신증 성격조직으로 분류하고 중간 지역에 해당하는 경계선 성격 조직으로 분류하면서 본격화되었고, 1964년에 정신분석학자인 Frosch와 1968년에 Kety가 정신분열증에 가깝다고 해서 경계선 정신분열증 혹은 걸어다니는 정신분열증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인 1968년에 프로이드에게 정신분석을 공부했던 우울증이랑 상처 후 스트레스 장애의 대가인 시카고 의과대 정신과장 Grinker가 경계선 환자를 직접 임상 실험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본격 불을 지폈다. 1970년대부터 경계선 성격과 다른 성격장애들에 대한 연구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1975년 하버드 의과대 정신과 교수이자 정신분석학자인 Gunderson이 정신분열증 계통에서 연구되기 시작한 경계선 성격장애와 신경증 쪽에서 연구되기 시작한 경계선 성격장애를 통합해서 경계선 성격장애와 자아분열 성격장애로 구분했고, Gunderson의 연구 내용이 1980년에 DSM-3에 그대로 실려서 세분화된 항목으로 열 개의 성격장애의 진단과 특징으로 등장한다. 이후 성격장애는 1994년 DSM-4로 일부 수정되어 등장됐다.

성격장애의 등장은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변천과 깊은 관계가 있어왔다. 프로이트의 빅토리아 시대에는 성에 대한 억압으로 인해 히스테리 환자가 많았고 이후 20세기 초반기로 들어오면서 점차 성교육이 확대되고 성에 대한 해방으로 인해서 히스테리아 환자가 줄어들고 복잡한 각종 사회 혼란과 가치의 선택과 갈등에서 비롯되는 신경증 환자가 급증하게 되었다.

이후 20세기 후반기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증하고 여성의 자녀 양육문제와 육아에서 비롯되어 생긴 문제가 성격 결함으로 이어지면서 후기 산업화 시대에는 성격장애 환자가 급증하게 되었다. 성격장애는 신경증 치료보다 어려운데, 구체적인 증세보다는 성격에 결함으로 생긴 문제라 주로 습관적인 것이 많아서 치료 기간이 신경증보다 더욱 많이 걸리고 치료 비율도 신경증보다 낮다.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성격장애에 대한 치료법들이 많이 등장하여 성격장애에 대한 치료 비율이 높아졌고 수많은 치료법들이 등장했다.

정신증 치료는 약물치료가 필수이지만 성격장애는 약물로 치료되기 어렵고 심한 성격장애의 경우 약물의 보조가 필요하지만 약물은 어디까지나 보조에 불과하고 심리치료로서 성격교정이 핵심이 된다. 약물치료에서는 불안증이나 우울증의 약물이 다르지만 성격장애는 성격장애의 분류에 따라서 치료기법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나르시시즘 성격장애와 경계선 성격장애, 의존적 성격장애, 강박적 성격장애 등에 따라 치료기법이 살짝씩은 다르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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